손흥민(28)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 입단 후 공식전 통산 100호 골이 오심으로 무산됐다. 손흥민은 24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스토크온트렌트의 베트365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토크시티(2부)와의 2020∼2021시즌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 8강전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됐다.

손흥민은 스토크시티를 상대로 공식전 통산 100번째 골 사냥에 나섰다. 지난 2015년 8월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이날까지 251경기에 출전, 99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EPL 64골(174경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유로파리그 20골(47경기),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2골(21경기), 리그컵 3골(9경기)을 남겼다.

손흥민은 벤치에서 경기를 맞았다. 토트넘은 오는 28일 울버햄프턴전부터 1주일간 EPL 3경기가 있기에 손흥민의 체력을 안배했다. 대신 해리 케인이 최전방에 서고, 양 측면엔 루카스 모라와 개러스 베일이 선발로 출전했다. 토트넘은 전반 22분 해리 윙크스의 크로스를 베일이 헤딩 선제골로 연결해 리드를 잡았지만, 추가골이 나오지 않자 후반전을 시작하며 첫 교체 카드로 베일을 빼고 손흥민을 택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2-1로 앞선 후반 31분 골 찬스를 잡았다. 케인이 중원에서 상대 패스를 차단해 왼쪽의 손흥민에게 찔러주며 역습이 전개됐다. 볼을 받은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안까지 드리블한 뒤 앞으로 달려 나온 상대 골키퍼를 보고 오른발 칩슛으로 골을 완성했다.

그러나 공이 골망을 흔들기 전에 부심의 깃발이 올라갔고 주심은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케인이 패스할 때 손흥민의 위치가 오프사이드였다는 것. 명백한 오심이었다. 중계방송 화면에는 손흥민의 반대편에 상대 선수 한 명이 한 발짝 정도 앞서 있었다. 손흥민은 억울한 표정으로 검지를 흔들며 고개를 저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리그컵 8강전은 비디오판독(VAR)이 적용되지 않아 판정 번복이 불가능했다. VAR는 득점 여부와 페널티킥, 레드카드에 따른 퇴장(경고 누적 미적용), 경고 혹은 퇴장의 잘못된 적용 등 4가지를 따지는 데 동원된다. EPL에서는 지난 시즌부터 VAR가 도입됐고, 경기 도중 전광판을 통해 판독 상황이 관중에게 공유된다. 하지만 리그컵을 주관하는 잉글랜드풋볼리그(EFL)는 EPL 팀의 홈구장에서 경기가 열릴 때, 그리고 4강전부터 VAR를 시행한다.

경기 직후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VAR가 있었다면 손흥민도 득점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영국 매체 BBC는 “손흥민이 골을 넣었지만 부심의 오프사이드 깃발이 올라갔다. 확실한 판정이 필요한 매우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는데 VAR는 어디에 있나”라고 꼬집었다. 풋볼런던도 “손흥민의 득점 취소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불행한 결과”라고 전했다.

손흥민의 득점이 취소된 뒤 토트넘은 후반 36분 케인의 쐐기골이 터지며 승기를 굳혔다. 토트넘은 3-1로 승리, 리그컵 준결승에 진출했다. 토트넘은 내년 1월 4일 브렌트퍼드(2부)와 준결승전을 치른다. 준결승전은 토트넘의 홈인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며, 단판 승부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