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로더가 실망스러운 경기를 펼쳤다.

LA 레이커스는 2일(이하 한국시간) 피닉스 PHX 아레나에서 열린 2020-2021 NBA 플레이오프 피닉스 선즈와의 1라운드 5차전에서 85-115로 대패하며 시리즈 전적 2-3으로 리드를 내줬다.

레이커스로선 충격적인 대패였다. 앤써니 데이비스가 사타구니 부상으로 결장했지만 레이커스가 이 정도로 무기력하게 무너질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점수 차가 좁혀들지 않자 화가 풀리지 않은 르브론 제임스(24점)는 4쿼터 중반 일찌감치 벤치를 떠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백코트 차이에서 승부가 갈렸다. 피닉스는 데빈 부커가 30점을 쏟아냈고 벤치 자원 카메론 페인이 16점을 올리며 에너자이저 역할을 해냈다. 반면 레이커스는 주전으로 나선 데니스 슈로더와 켄타비우스 칼드웰-포프가 나란히 무득점에 그치며 힘을 쓰지 못했다. 

특히 4차전에 야투율 23.1%(3/13)에 그치며 8점에 묶였던 슈로더의 침묵이 이어진 것이 뼈아팠다. 데이비스의 이탈로 역할이 더 막중해진 슈로더였지만 9개의 야투를 시도해 모두 실패하며 4차전보다도 부진했다.

1쿼터 초반 2개의 야투 시도를 모두 놓친 슈로더는 이후 돌파, 점퍼 등 다양한 옵션을 활용해 계속해서 림을 두들겼으나 실패가 반복됐다. 그 사이 슈로더의 매치업 상대였던 크리스 폴과 페인은 차곡차곡 득점을 적립하며 분위기를 가져갔다.

위축된 슈로더는 동료를 살려주지도 못했다. 이날 슈로더가 기록한 어시스트는 단 1개. 르브론이 리딩에 신경을 많이 쓰는 레이커스라 하더라도 포인트가드인 슈로더가 어시스트를 1개밖에 올리지 못한 것은 문제가 있다. 

지난 시즌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에서 평균 18.9점을 올리며 맹활약한 슈로더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로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었다. 레이커스 팬들은 식스맨 상 투표에서 1-2위를 기록했던 몬트레즐 해럴과 슈로더의 합류로 르브론과 데이비스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많은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시즌에 들어선 슈로더는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이며 자주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평균 15.4점을 기록한 슈로더는 야투율과 3점슛 성공률이 각각 43.7%와 33.5%에 머물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치열한 순위 경쟁이 한창이던 시즌 말미에는 코로나 프로토콜로 팀을 이탈하기도 했다.

기복이 심한 슈로더지만 'ESPN'의 애드리안 워즈나로우스키 기자는 "레이커스가 FA로 풀리는 (데니스) 슈로더를 잡기 위해서는 연 2,0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슈로더가 적지 않은 연봉을 원한다는 소문이 시즌 내내 쏟아졌다. 

그러나 슈로더는 플레이오프에서도 평균 13.2점 야투율 39.3%에 그치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레이커스는 슈로더에게 많은 연봉을 안겨주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볼 가능성이 크다.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슈로더가 과연 6차전에서 위기에 몰린 레이커스를 구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까?